🌱 이달의 <퍼머가 컬처여>
🔶 [2025년 새해를 맞이하며]
# 제로의 '공복친구들' 참여 후기
🔶 [GO! 생태거점]
# <카페 산 다미아노>로 오세요!
🔶 [Go to IPC15 TAIWAN!]
# 한박수영의 참관기 :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IPC"
🔶 [네트워크 NOW]
# 호호가 전하는 퍼머컬처 영화팀 이야기 : 꼬뮨숲밭의 꼬뮤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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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새해를 맞이하며]
제로의 '공복친구들' 참여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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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다짐 세우셨나요? 여기 지구 그리고 나를 살리기 위해 식사 시 소비와 탄소배출을 멈춘 이들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공복친구들>. '전환마을 은평'의 사업 중 하나로, 자기 돌봄 자급력을 높이고 공동체가 건강해질 수 있도록 서로 돌보며 절식과 단식을 함께하는 활동입니다. 많은 퍼머컬처리스트 분들이 공복 선언 후 2주간 고난의 공복의 길에 올랐습니다. 성공리에 단식을 끝마친 제로님이 후기를 들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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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친구들을 신청할 때는 나의 몸에 쌓인 좋지 않은 것들을 비우고 싶은 마음 반, 급격히 불어난 살을 빼고 싶은 마음 반이었다.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본단식을 시작했는데 면으로된 속옷과 잠옷을 입어야 하고 샴푸, 치약, 비누 등 기존에 내가 사용하던 화장품들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니 나의 오랜 생활방식과 소비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하루이틀 지나며 숱한 걱정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자본주의 상술에 현혹되어 살았던 건가. 나의 몸에 집중을 하고 변화를 관찰하면서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던 지난 시간들을 반성하게 되었다. 아침식사는 믹스커피로 때우고 점심은 빨리 먹고 가서 일하고 저녁은 지치고 피곤하니 빨리 먹을수 있는 걸로 배고픔을 달래고는 했었다. 내가 먹었던 것이 나의 몸을 힘들게 했었다는 아주 기본적인걸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후단식에 먹을 재료들을 준비하면서 내몸에 좋은 재료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고 좋은 재료를 파는 마켓을 찾아서 가게 되고 제품의 신선도와 원재료를 꼼꼼히 살피는 나를 발견했다. 이전에는 제일 저렴하고 조리가 간단한 것들 위주로 사고 세일할 때 한꺼번에 사서 냉장고에 오래 묵혔다가 버리기 직전에 먹기도 했었다. 퍼머컬처 덕분에 제주에서 정성스럽게 농사를 지은 재료를 사서 요리를 하고 이왕이면 몸에 좋은 음식을 좋은 그릇에 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도자기나 유리그릇을 찾기도 했다. 하지만 나의 찬장 속엔 플라스틱 식기들이 가득. 배달음식의 흔적들만 가득했다. 문득 얼마 전에 본 <플라스틱피플>이라는 다큐가 떠올랐다. 뇌, 태반, 혈액, 변검사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온 걸 보고 충격을 받았었지. 플리스틱 용기부터 멀리해야겠다.
<공복친구들>을 하는 2주간 서로 준비물을 챙겨주고 나누고 중간중간 연락해서 힘들지는 않은지 물아봐주는 친구들이 있어 감동과 따뜻함을 느꼈던 시간이었다. 본단식 2일차에 구역감과 근육통으로 고비가 있었지만 혼자가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응원해주는 공복친구들, 그리고 소란님의 처방이 있었기에 끝까지 할 수 있었다.
단식하는 동안 나는 그간 눈과 혀가 원하는 음식을 먹었다는 사실과 자본주의가 원하는 대로 따라 행동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어 나의 건강과 우리 지구의 건강을 위해 바꾸어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단식 내내 해왔다. 이 마음 변치 않기를 바라며 마지막을 앞두고 혼자 되내어 본다. 내일부터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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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퍼머컬처네트워크는 생태적인 활동을 지향하며 퍼머컬처 철학을 실천하는 농장뿐만 아니라, 공동체 그리고 다양한 공간을 생태거점으로 선정하여 탄소기본소득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 모두 알고 계시죠? 현재 약 30개의 공간, 공동체, 농장이 네트워크의 생태거점으로 등록되어 있는데요! 이번 호에서 소개드릴 생태거점은 서울 도심에 위치한 생태지향 공간! <카페 산 다미아노>입니다. <카페 산 다미아노>를 운영하시면서, 현재 의정부 수락 텃밭에서 공동체 활동도 함께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수사님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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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카페 산 다미아노> 이 공간의 이름이 특별하게 느껴지는데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A. 산 다미아노는 원래 성인 이름이에요. 그리고 이탈리아에 있는 어느 성당의 이름이기도 하고요. 성 프란치스코가 이 성당에서 ‘나의 집을 고쳐라.’라는 음성을 들었다고 해요. 그래서 버려져 있던 이 성당을 재건하게 되었어요. ‘집’이라는 말은 라틴어로 ‘오이코스’라고 하는데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생태, 친환경’ 이라는 말을 의미하는 ‘에코(eco)’의 어원이 바로 오이코스예요. <카페 산 다미아노>는 ‘나의 집을 고쳐라.’ 라는 비전을 교회뿐만 아니라 영혼, 지구까지 확장하여 ‘어떻게 하면, 생태적이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담긴 공간이에요.
Q. <카페 산 다미아노>가 어떻게 생태거점이 될 수 있었을까요? 수사님의 삶의 발자국과 관련이 있을 것 같기도 한데요.
A. 이 카페는 16년 정도 되었어요. 그리고 생태지향적인 목표를 본격적으로 가진 것은 2년 정도 되었고요. 작은 형제회에서 전 세계의 작은 형제회에게 생태적인 활동을 하라는 메세지가 있었어요. 저는 처음에 빈민 운동, 노동 문제에 관심이 있었어요. 이런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이 확장되던 중, 강릉에서 수도 생활을 하게 되었어요. 그 때 강릉에서 만난 친구들과 ‘어떻게 하면 ‘사회에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살릴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함께 나눴는데 그러다 나온 나름의 대답이 ‘먹거리’, 그리고 ‘생태’였어요. 그 때부터 환경 문제와 생태적인 삶에 대해 관심을 더 갖게 되었어요. 그래서 강릉에서 제로웨이스트샵을 열기도 하고, 제로웨이스트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밭을 가꾸고 먹거리를 나누는 생활도 함께했는데, 그 과정에서 퍼머컬처네트워크 대표 활동가인 소란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퍼머컬처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 이후에 <카페 산 다미아노>를 생태적인 공간으로 만들라는 소명을 받아 이 곳에 오게 된 거였어요. 그래서 네트워크에서 생태거점을 지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카페 산 다미아노>가 생태거점이 될 수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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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카페 산다미아노가 퍼머컬처네트워크의 생태거점으로서 하고 있는 활동, 해 온 활동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A: 우선 생태 지향을 하고 있는 전시나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대여로 없이 이 공간을 내어 드렸어요. 그러면서 환경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는 작가들을 대중에게 소개하기도 하고요. 올해도 생태적인 작품들이 이 공간을 채우는 것을 기대하고 있어요. 이 공간이 수익사업으로 대관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지만, 생태적인 활동을 하는 활동가들에게도 공간을 지원해요. 소란의 풀학교도 이 곳에서 진행했었고, 공익적인 문제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을 모이게 해서 자신의 고민을 공유하고 서로 도움을 주는 행사를 개최할 수 있게 지원하기도 하죠. ‘생태’를 주제로 한 명상 콘서트도 작년에 진행했었는데요. 올해는 ‘계절’을 주제로 상반기와 하반기에 진행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다양한 환경 주제의 교육들도 진행을 해 왔는데, 적정 기술이나 생활 기술을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했고요. 친환경 생활 용품을 만드는 짧은 환경교육을 하기도 했고요. 퍼머컬처리스트들을 위한 플리마켓인 ‘지금당장’도 열었었어요. 퍼머컬처리스트가 아닌 분들도 참여 하시기는 하지만, 플리마켓의 셀러로 퍼머컬처리스트들을 우대해서 받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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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카페 산 다미아노>의 가장 핵심적인 공간이 있다면 어디일까요?
A. 책장이 가장 핵심적인 공간이라 생각해요. 책임감이 많이 느껴지는 공간이랄까요? 이 책장은 은은한 빛이 나는 나왕 나무로 만든 책장인데요. 책장에 생태적 지향이 담긴 도서들과 환경 단체들의 연구물들, 잡지 등을 채우기 시작했어요. 더불어 책장 인테리어를 할 때도, 생산부터 폐기까지의 문제를 생각하다 보니까 ‘이끼’를 디자인 요소로 넣게 되었어요. 이 책장에는 제 아버지에게 멸종위기 동물 조각을 부탁드려 만들어진 상괭이 조각도 함께 전시하고 있고요. 생태 관련 도서들도 직접 구매해서 전시하고 있어요. 두 번째로 중요한 공간은 바로 제로웨이스트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이에요. 강릉에서 제로웨이스트 샵을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 공간을 만들게 되었는데요. 현재 수세미, 소창, 샴푸바, 설거지바 등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퍼머컬처 텃밭에서 가공된 것들을 더욱 확대해서 판매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리고 기획전시 코너를 만들어서 2개월마다 한 번씩 테마를 바꿔서 제로웨이스트 용품 전시도 진행하고 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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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생태지향적인 삶을 지향하는 많은 분들과 퍼머컬처리스트들에게 ‘<카페 산 다미아노> 사용법’을 안내해 주신다면?
A. 자신의 생태적인 지향을 널리 알리고 싶은 기획자들이 많이 찾아 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런 전시나 활동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찾아 줬으면 좋겠고요. 교육이나 예술 활동, 퍼머컬처 농산물이나 가공품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다양한 환경 이슈나 생태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상이 있으신 분들, 이 곳에서 재생해 드릴 수 있어요. 그리고 같이 밭일을 하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면, 카페에 있는 작은 텃밭 공간을 함께 꾸리실 수도 있고요. 아! 비건 식음료 판매를 원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여러 소재들을 재활용해서 인테리어를 하실 수 있는 분이 계시다면 산 다미아노의 인테리어를 맡겨 드리고 싶어요.
Q. 생태거점으로서 카페 산다미아노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A. 생태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는 행사로 전체 대관이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 공간이 생태적인 일을 지원하는 곳이라는 것이 널리 퍼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공간을 찾는 개인에게는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몸과 마음이 안전하다 느끼고 환대 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공간이 되고 싶어요.
Q. <카페 산 다미아노>는 ㅇㅇㅇㅇㅇ이다! 한 문장으로 어떻게 얘기해 볼 수 있을까요?
A. <카페 산 다미아노>는 자연과 사람, 영혼이 하나 되는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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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산 다미아노>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로 방문 또는 연락 주세요!
주소: 서울 중구 정동길 9 프란치시꼬교육회관 1층
문의: sandamiano10@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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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박수영의 참관기 :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IP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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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대만 세계퍼머컬처대회는 내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다. 컨버전스가 치러진 5일 동안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21개의 다양한 퍼머컬처 실천과 성과에 대한 발제를 집중적으로 듣고나니 내가 얼마나 자본주의적 무한경쟁 사고방식에 갇혀 있었는지 알게 됐다.
평소에 나는, ‘이걸 지금 이 나이에 시작해서 이걸로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을까?’, ‘내가 정말 나만의 PDC 과정을 열 수 있을까?’, ‘내가 PDC 과정을 열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등 효율에 대한 고민과 결과에 대한 불안감이 컸었다. 컨퍼런스 때까지만 해도 대단한 사람들의 발제를 들으면서 계속 그들과 나의 차이점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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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사티쉬 쿠마르는 전쟁에 반대하다 감옥에 갇힌 활동가에게 연대하기 위해 무일푼으로 인도에서 영국까지 2년 동안 걸었는데, 나는 왜 그런 용기가 없을까? 나탈리는 20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서 활동했는데 나는 왜 한가지 활동에 전념하지 못할까? 나는 내 앞가림하기도 벅차고 돈을 못 벌까봐 항상 불안한데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대담할 수 있을까? 그렇게 계속 나는 내가 그렇게 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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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컨버전스로 넘어와서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가 놓인 조건과 규제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시작하고 그게 점점 확장되어 공동체에 변화를 만들어낸 이야기들을 들으니, 어느새 저 사람도 하는데 나라고 왜 못할까? 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실천적이고 창의적이고 다양하고 희망적인 얘기들을 하루 종일 며칠동안 계속해서 듣자 어느 순간 나를 갉아먹던 비교와 의심, 불안이 설 자리를 잃은 것 같다.
특히 컨버전스 5일 동안 퍼머컬처 가치를 알리기 위해 각자의 지역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수많은 퍼머컬처리스트들과 같이 생활을 한 게 정말 좋았다. 컨퍼런스 때까지만 해도 발제자와 청중 사이의 거리가 멀게만 느껴졌는데, 컨버전스 때는 그 사람들과 같이 캠핑하고 같이 먹고, 하루 종일 같이 수업을 들으면서 훨씬 가까이서 교류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이렇게 멋진 사람들과 같은 일을 하려는 사람이구나.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우리는 공통의 관심사로 연결돼 있다는 소속감을 느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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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더 이번 IPC를 통해 변화한 나의 생각은 '전통'에 대한 것이다. 컨버전스에서 많은 발제의 주제가 ‘원주민의 지혜와 지식’에 대한 것이었다. 전에는 과거로 가면 갈수록 남성 중심적이기 때문에 전통이라고 하면 일단 거부감부터 들었는데, 컨버전스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퍼머컬처리스트들이 자신이 속한 그룹의 역사와 전통 지혜를 소중히 여기고 거기서부터 해결점을 찾으려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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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대만 세계퍼머컬처대회 기간 동안 가장 인상깊었던 말을 공유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 싶다. 태국 PunPun농장의 활동가분의 기조연설(컨버전스 기간 동안 아침 9시와 오후 4시, 하루 두 번, 모두가 함께 듣는 기조연설이 있었다.)이 끝난 후, 어떤 분이 ‘20년 동안 공동체를 운영하면서 갈등이 많았을 텐데 가장 큰 위기가 무엇이는지’ 물었다. 그러자 활동가 분의 답변이 이랬다. ‘22년 동안 공동체를 이루고 살면서 갈등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알아서 해결하도록 뒀다. 모든 도전과 위기는 Fun이고 Happy다. 무엇이 위기인지가 아니라 무엇을 배웠는지에 집중한다. 걱정은 더 힘들게만 만든다. 그냥 다시하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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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가 전하는 퍼머컬처 영화팀 이야기: 꼬뮨숲밭의 꼬뮤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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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뮨숲밭은 그 이름처럼 환대의 공간이었다. 토마저씨는 꼬뮨숲밭의 모습을 찍으러 간 우리에게 아늑한 잠자리부터 먹을 것까지 끊임없이 베풀어 주셨다.
작년 퍼머컬처 네트워크 때 꾸려진 퍼머컬처 영화팀 ‘풀개미필름’에서는 올해 퍼머컬처 네트워크 때 공개를 목표로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아니 영화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니 단편 다큐 정도로 이야기 해 놓아야겠다. 무수한 컨텐츠 중에 뭘 찍어야하지 고민이 이어지던 와중, ‘그냥 어디든 가서 뭐라도 찍어보자!’는 의견이 우세해지기 시작했다. 파워 계획형인 나에게 무작정 가보자는 말은 정말 찝찝했다. 그러나 카메라로 영상이라곤 찍어본 적 없는 나와 아마추어 영상작가들에게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한 것이 잘못이었다. 칼질을 못해도 일단 야채를 썰어야 요리가 되니까. 그렇게 걱정반 기대반의 마음으로 강릉에 갔다.
하루 늦게 간 나는 멤버 기린에게 브리핑을 받았다. 전날 하루 회의를 하며 어떤 콘텐츠를 찍을지 거의 정해졌다는 것이다. 그냥 여행하는 기분으로 따라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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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저씨와 안나 둘이서 오랜 기간 정성스럽게 가꾼 꼬뮨숲밭의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겨울임에도 잘 자라고 있는 헤어리배치와 황새냉이, 시금치, 루꼴라를 수확했다. 겨울에 살려고 당분을 모아 불그스름해 졌다는 풀들은 그냥 생으로 뜯어먹어도 맛있었다. 이따 요리가 되면 어떤 맛일지 더 기대가 되었다. 식당 나이슬리에서는 화려한 브런치 메뉴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를 제공하는 나이슬리와 그걸 수거하여 퇴비를 만들고, 작물을 키워 나눠주는 꼬뮨숲밭의 관계맺음에 대한 멋진 이야기를 들었다. 상상하던 이상적인 공동체가 이곳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공방 작은정원에서는 유럽빈티지 느낌으로 꾸민 아름다운 공방과 사장님의 멋진 마인드, 매년 열고 계신 장터에 꼬뮨숲밭이 함께 하게 된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새 영상 찍는 것도 잊고 이야기에 흠뻑 빠졌다. 저녁에는 멤버 엄나무의 리드와 꼬뮨숲밭의 작물이 시너지를 내어 진수성찬의 밥상이 차려졌다.
우리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렇게 강릉에 모여 꼬뮨숲밭의 변하는 모습을 찍기로 했다. 이는 과연 어떤 영상으로 탄생하게 될까? 올해의 퍼머컬처 네트워크 대회를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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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대응과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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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한국퍼머컬처네트워크 씽씽 & 파슬리 / 표지 디자인: 호호수신거부 Unsubscri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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